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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규의 행복학교
집착에서 벗어나면, 세상은 달리 보인다




최경규
이미지 Shutterstock








스스로의 마음을 지옥에서 살려내는 길, 생로병사의 과정에서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고집멸도(苦集滅道)
고집멸도(苦集滅道)라는 말이 있다. 고통의 시작은 집착이고, 그 집착을 멸하면 마음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필자는 해석한다. 물론 불교에서 말하는 사성제(四聖諦)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불현듯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지켜보며 깨닫게 된 나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고집멸도를 잘 이해할 수만 있다면, 마음을 스스로 지옥으로 만드는 일은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생로병사(生老病死)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은 이 네 가지 원칙을 벗어나지 못한다. 출산의 순간 이후, 누구나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즉 불로장생 할 수 없기에 태어남이란 언젠가 하늘로 다시 돌아감을 뜻한다.

 그러기에 태어남도 죽음도 그리 기뻐할 일도 슬퍼할 일도 아닌 일로 풀이된다. 그런데 생(生)과 사(死)라는 글자사이로 노(老)와 병(病)이 보인다. 늙고 병든다는 것 역시 학력과 재력과 같은 인력으로 조절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인간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순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건강할 때는 잊고 지내다가, 나이가 들고 몸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될 때 스트레스와 심적 고통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생로병사의 화두 앞에서 우리가 초연히 하루를 맞이하고 오늘을 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앞서 말한 고집멸도에 답이 있다. 세상 무슨 일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건강이든 사람이든 아니면 재물이든 말이다.

 





건강
하루 세끼, 잘 챙겨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도 아플 수 있다. 심지어 의사도 암에 걸린다. 물론 몸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아플 확률이 더 높기는 하다. 몸에 병이 걸리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검사를 받고 필요하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음마저 병에 걸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과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지 말고,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 시간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야 한다. 몸이 넘어진다고 마음도 같이 넘어지면 일어나기 어렵다. 생과 사는 모두 하늘의 뜻이기에, 너무 걱정하고 안타까워하지 않아도 된다. 다 잘 해결될 거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처세이다.




사람
생로병사를 제외한다면, 우리 인간사가 힘든 이유는 어쩌면 인간관계 때문이 아닐까? 내 마음 같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멀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리, 알고는 있지만, 막상 변해가는 사람들 사이, 스트레스의 중심에 서 있을 때면 책상머리 이론으로만 해석될 뿐이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집착은 상대에 대한 나의 마음, 사랑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단지 내 마음 안에서 떠나려는 상대를 잡지 못한 아쉬움으로 스스로 힘들기 때문이다. 집착하면 할수록 새로운 인연이 오는 시간만 늦출 뿐이다. 멀어져 가는 인연과 관계를 덤덤히 바라보는 여유와 용기가 필요하다.







재물
아무리 재산이 많은 부자라도 이승에서 머리카락 하나도 가져갈 수 없다. 그러기에 물욕이 과하면 몸과 마음이 무너짐을 늘 기억해야 한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다녀보아도 우리나라처럼 미래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하는 민족은 없었다.

내일을 위해, 내년을 위해 모으고 또 모은다. 저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안분지족할 정도로 생활 수위를 맞춘다면 우리 삶은 더욱더 행복할 수 있다. 재물에 집착하다 보면 누려야 할 오늘의 행복이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면 누구나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인간이 집착하는 이유, 소유욕에서 시작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여기고 오랫동안, 아니 정확히 말해서 내가 바라는 만큼만 가지길 원하는 마음.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다. 교육과 사회생활을 통해 조절되고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곁에 두고 싶고, 싫어하는 것을 멀리 두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렇기에 자신을 나무랄 필요도 없는 일이다. 다만 어떤 일에 대하여 너무 마음을 쓰다 보면 해야 할 일보다 걱정의 부피가 커질 때가 있을 것이다. 그 부피가 바로 집착이다. 집착은 마음의 병을 가져온다.

이 글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흩어지고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당신이라면, 무언가에 그 어떤 일 때문에 마음이 무겁기 때문이다. 그 일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비결을 찾고 싶다면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집착에서 벗어나면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회색빛으로만 보이던 세상이 파스텔 수채화로 보일 수도 있다. 너무 마음을 한곳에 쓰다 보면 오히려 고민이 더 커지고 걱정도 늘어난다.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결은 담대하게 마음을 먹는 일이다.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는다. 지금 일어나는 그 어떤 일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더 이상 당신이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그러니 잠시 쉬어도 좋다